<한국노총 조합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조합원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주영입니다.

현장에 계신 모든 동지여러분, 올 한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사다난'이란 말이 새삼스러운 한해였습니다.

연초 탄력근로제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부터 연말 삼성전자노조 출범까지, 한국노총은 올 한해 사회적 대화와 조직화에 매진해왔습니다.

한국노총이 앞으로 내딛는 한발자국 한발자국은 100만 조합원의 의지와 땀이 새겨져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조합원 동지여러분,

지난 25일 노동부는 '2018년 전국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동지들께서 많은 우려를 가지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론에서는 고용노동부 발표와 관련해 제1노총이 바뀌었다는 보도를 내 놓고 있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말 기준 한국노총 조합원 93만2991명은 노총이 올해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발표한 103만 6236명(2018년 12월 31일기준)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굳이 통계와 관련한 진실 공방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다툼이 더 중요한 사실들을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저는 '조직화 사업'을 한국노총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았습니다. 성과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무노조 사업장인 포스코와 삼성에 한국노총의 깃발이 세워졌습니다.

임기 2년동안 노동부 통계 기준으로 9만명의 조합원 증가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상대조직의 조직화도 만만치 않게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두 조직의 조합원 숫자가 비슷한 정도에 이르렀고 올해 양 노총 모두 100만 조합원이 넘어섰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동지들께 두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조직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한국노총은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정통조직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이 추구해 온 합리적인 노동운동,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 투쟁과 사회적 대화를 병행하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노총의 운동노선은 여전히 '옳습니다'.

이제 우리는 영세사업장의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 등 조직화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노동조합의 울타리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노력보다 더욱 조직화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오는 1월 21일 선출되는 한국노총의 새 지도부가 이러한 막중한 책임을 잘 해낼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두번째, 제1노총과 관련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1노총은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과 의무를 갖는 자리입니다.

지금까지 한국노총은 제1노총이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을 말해왔지 이에 대한 권리를 앞세워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최근 언론의 보도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1노총의 자리가 단순히 정부위원회에 들어가는 숫자의 다툼에 불과하다면 노동조합 운동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사회적 책임은 상생의 길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복잡 다양한 이해관계속에서 노동자의 권익을 찾고 지키는 수단으로서 투쟁도 중요하지만 그 마무리는 언제나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됩니다.

구체적으로, 단위사업장부터 산별노조·연맹에 이르기까지 상대가 있는 교섭은 때론 격렬하게 부딪히기도 하지만, 결국은 대화와 타협으로 매듭지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국가의 경제주체인 노·사와 정부가 직접 참여하는 국가단위의 사회적 대화는 사회 전반에 걸친 국가차원의 의제를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더 큰 책임감을 요구 받습니다.

민주노총이 앞으로 사회적 대화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가질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저는 노동부의 조직현황 발표 이후 일부 언론에서 사회적대화의 대표성을 문제삼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현안 해결에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는 사회를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사정이 함께 현안을 해결하는데 노동계의 또다른 한 축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대표성'이 의심된다면 더 이상 한국사회에 사회적 대화는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

저는 지난 3년간, 200만 조직화를 목표로 매진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만들지 못한데에 대해 착잡함과 아울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골이 깊을수록 산은 높습니다.

한국노총 73년의 역사는 수많은 시련과 도전속에서 만들어져 왔습니다.

100만 조합원의 지혜와 용기를 바탕으로, 오늘의 상황 또한 슬기롭게 해쳐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의 힘을 모아 더 큰 한국노총을 위해 전진합시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동지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깃들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12.27.

한국노총 위원장 김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