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동지여러분!

가을의 초입에서 다시 인사드립니다.

한국노총 위원장 김주영입니다.

지난 9월 연달아 닥친 태풍 ‘링링’과 ‘타파’를 겪고 이제 가을을 맞이하나 했더니, 다시금 태풍 ‘미탁’의 북상 소식이 들려옵니다.

예정된 계절의 변화조차 결코 순순히 오는 법은 없나 봅니다. 

태풍에 맞서고 이겨낸 존재만이 온전히 가을을 맞이할 수 있겠지요. 

잘 여문 알곡, 꽉 들어찬 밤송이, 붉은 홍시 하나하나가 태풍을 이겨낸 주인공들입니다.

제도의 변화는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작년 2월에 국회에서 통과되어 이미 연착륙하며 시행중인 ‘주52시간제’가 대표적입니다. 

내년 300미만 기업에 추가로 적용될 예정이지만, 사용자단체와 야당, 심지어 여당의 일부 의원들까지 시행유예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법안심사가 진행되면, 이런 주장은 더 큰 목소리를 내겠지요.

하지만, 요란한 태풍 한 두개가 다가오는 가을을 ‘유예’할 수 없듯이,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도도한 사회의 변화를 몇몇 이익단체와 정치인들이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와 노총 또한 현장의 조합원들을 믿고 주52시간제의 ‘법대로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9월25일 제주지역본부를 처음으로 한달여간의 지역 현장순회를 시작했습니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지역본부 강당을 가득 메워주시는 현장 간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노총을 둘러싼 현실, 노동운동이 나아가야할 방향, 시대의 변화와 노총의 역할까지 폭넓은 주제를 가지고 현장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단위노조부터 총연맹까지 서있는 위치는 다를지 몰라도, ‘노동’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방향은 일치할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현장순회가 아닌, 주장부터 대안은 물론 필요하면 논쟁까지 가능한 열린 만남으로 준비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역순회의 성과를 모아, 12월말까지 국회를 둘러싸고 벌어질 ILO협약비준 동의, 노동법개악 저지 투쟁에 모든 힘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의 조합원 모두가 알곡같은, 밤송이같은, 붉은 홍시같은 알찬 한해의 수확을 거둬들이는 온전한 가을이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지역 현장순회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