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주영입니다.

벌써 상반기의 마지막 달입니다. 일체유심조란 말처럼 아직 올 한해가 절반 이상이 남았는지, 절반 가까이가 훌쩍 지나가버렸는지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앞에서는 한국노총 전국우정노조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우정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 그 자체입니다. 지난 10년동안 집배원 175명이 사망했고 5월 13일에도 공주우체국의 30대 이은장 집배원이 과로사로 순직했습니다. 올해만해도 벌써 8명의 우정노조 조합원 동지들이 교통사고, 과로사, 돌연사, 자살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날 집회에서 고 이은장 집배원과 함께 근무한 우정노조 공주우체국지부 서근원 동지는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습니다.

"우리는 동료를 지켜주지 못 했다는 미안함, 좌절감, 상실감에 하루하루 힘든 일상을 지내고 있지만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오늘도 이륜차에 몸을 싣고 달립니다.

이제, 집배원도 안전한 일터에서 마음 놓고 일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동료를 잃는 슬픔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제 옆에 앉아 있던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동지들이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고 저 역시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목이 메었습니다.

지난해 우정 노사와 전문가가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 추진단'은 집배원의 과로사 근절을 위해서는 정규집배원 2천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이 약속을 '적자'라는 이유로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이 적자라면 노동자는 계속 죽어도 된다는 얘기인지, 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이 모든걸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떠 안아야 하는 걸까요.

서근원 동지는 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발 도와주세요.집배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동지 여러분,

우리는 노동자이면서 국민이기도 합니다. 생활속에서 우리는 매일 집배원 노동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루에도 100킬로미터 이상을 달립니다. 노동자들의 굳은 연대와 지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노총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노련 동지들이 보여준 투쟁이 좋은 예입니다. 한 중앙 일간지 기자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동차노련의 지난 투쟁을 보면서 한국노총은 다르구나 라는것을 느꼈습니다. 파업을 앞두고 끝까지 협상을 하는 모습과 투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버스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내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우리 앞에는 수많은 과제들이 있습니다. 공유경제라는 미명하에 생존권을 위협받는 택시노동자와 방위비 분담금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문제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일교차가 큰 요즘입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