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동지여러분 반갑습니다. 김주영입니다.

3월입니다.

일년 열두달 가운데 '새로움'의 느낌이 가장 큰달은 1월보다 3월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봄'이 주는 선물인듯 싶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세상의 모든 것들이 기지개를 펴는 계절의 첫머리, 그래서 3월은 '시작'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27일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고, 이달 8일에는 창립 73주년 기념식이 개최됩니다.

대의원대회를 통해 우리는 한국노총의 운동방향과 지향점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우리사회의 노동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안을 제시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미래 세대와 함께 전진해 나가는 노동운동을 펼쳐나갑니다.

지난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탄력근로제는 바로 이러한 책임감 속에서 나온 결단이었습니다.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은 노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국회가 합의한 사항이었습니다. 사회적 대화와 관계없이 기간 연장은 명약관화 했고, 우리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참여해서 피해를 줄이는 협상을 하느냐, 손 놓고 국회의 처분을 기다리느냐.

결국,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가 현행 3개월에서 더 연장될 경우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와 임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고, 결국 이 두문제의 해결 방안이 포함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결과에 대해 평가 절하하고 폄훼하지만 그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무책임의 극치에 다름 아닙니다.

주장과 투쟁만이 전부인 상급단체로 인해 투쟁 이후 모든 책임을 떠 안고 감수해야 했던 현장 조합원들의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우리는 지난 최저임금 협상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만약 그때 노사 간에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만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수준으로 합의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매월 지급되는 정기상여금 외에 모든 수당과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개악안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최저임금제도개선 논의 과정에서 양노총을 포함한 노사당사자간 합의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깨지고 최악의 내용으로 최저임금법이 개악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우리의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에게 돌아갑니다. 이것을 알고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그것은 노동조합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 입니다.

동지여러분,

지난 73년 한국노총은 대중운동의 대표주자로서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을 펼쳐왔으며, 끊임없는 소통으로 현장과 함께 호흡해 왔습니다.

한국노총의 73년 역사는 한국의 노동운동사입니다.

일흔 세 개의 높은 봉우리 하나하나 마다 의미가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높음'은 '낮음'이 있기에 빛이 납니다.

끊임없는 시련과 고난은 한국노총의 역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역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대한민국 노동자, 한국노총 조합원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한국노총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갖을만 합니다.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동지들이 계셔서 너무나 든든합니다.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