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동지여러분 반갑습니다. 김주영입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얼마전, 김태환열사 기념사업회 일로 충주음성지역지부에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서 어느 대기업 협력사의 노조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위원장이었습니다.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쟁의행위 직전까지 갔다가 충주시와 한국노총 충주음성지부 등의 중재로 타결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집니다. 이 회사는 복수노조입니다. 다른 조직은 쟁의행위에 들어갔고 두달간의 파업끝에 우리 노조보다 시급 20원을 인상받았습니다.
두달동안의 파업속에서 노사는 극한 갈등을 겪었겠지요. 그 기간 동안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받고 '겨우' 20원의 인상을 받는 노동조합의 투쟁과 노조와의 교섭 속에서 '비록' 20원이지만 지불능력이 있으면서도 주지 않았던 사측의 태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모습은 지난 시기 노사가 보인 모습의 축소판이 아닐런지요. 직원 평균 나이가 28살인 이 회사는 앞으로 고용규모를 늘려서 충주시의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노사관계를 이끌어 갈지 고민하는 젊은 위원장을 보며 선배이자 동지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달 31일에는 광주형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참석했습니다. 광주형일자리 타결은 설을 앞두고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광주 시내의 식당에서 만난 사람들은 밝은 표정에 많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노사민정이 서로의 입장에서 한발씩 뒤로 양보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더 큰 한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 광주형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후가 더 중요하겠지요.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로 자리잡고, 빛고을의 실험이 다른 지역에게도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합니다.

사회적 대화는 바로 이러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노조가 조금 양보하고 사용자가 더 크게 양보하고 투자하며, 정부가 노사보다 더 넓고 깊게 지원을 해나간다면 우리 사회에도 '대화'의 문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이런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는다면 앞서 말씀드린 충주시 사업장의 노사문제도 다른 방향으로 풀려갈 수 있겠지요.

한국노총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결코 회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이를 위해 더 깊게 고민하고 더 철저하게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
요즘 한국노총 사무총국은 2월 대의원대회 준비로 분주합니다. 지난해 사업을 정리․보고하고, 사업 계획과 예산을 점검하는 중입니다. 그러는 중에 눈에 띈 것은 지난해 한국노총 조합원 수가 드디어 100만을 넘긴 것입니다. 산별과 지역, 그리고 한국노총 모든 조직이 함께 뛴 결과입니다. 우리 함께 모여 기뻐하고 200만 조합원 시대를 결의합시다. 2월 대의원대회에 모든 대의원 동지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날 대의원동지들이 모두 참석하여 열띤 토론과 통큰 단결을 통하여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조합원 동지들의 가정에 만복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요즘 일기가 고르지 못합니다. 늘 건강유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2019년 2월 1일

한국노총 위원장 김주영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