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노동요구 기자회견문
제110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고 있는 2018년 3월,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여성인권은 바닥을 칠 정도로 후퇴되었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사회 고위권력층 성추행․성폭력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지난해 한샘․현대카드 등 직장 내 성희롱 사태가 사회적 맹비난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판 미투운동이 검찰,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 사회 각계각층으로 빠르게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사회의 만연된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명성과 인지도가 높았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마저 성폭력 가해자로 알려져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성추행․성폭력으로부터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연이어 터지는 성추행․성폭력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초강수의 대책이 나와 줘야 합니다. 가해자에 대한 엄정처벌은 물론 더 이상 성폭력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또 범국가적인 성희롱․성폭력 근절 캠페인도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지난 2017년 11월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내용을 강화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어 5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노동조합은 직장내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고 일하는 여성들의 인권존중과 안전한 고용환경을 구축해 나가는데 함께 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는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직장 내 성폭력 근절을 내용으로 하는 ILO 협약이 제정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직장 내 성희롱 근절과 관련된 ILO 협약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남녀임금격차가 가장 크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남녀임금격차가 가장 큰 우리나라는 그동안 남녀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이렇다 할 시도가 없었다는 게 매우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지난 1997년 한국정부가 ILO 제100호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협약을 비준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남녀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남녀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여성의 비정규직화와 저임금화가 고착화되는 문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한 이후 비정규직 정규직화 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정규직 전환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정부는 그 수치를 제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최저임금도 못 받는 저임금계층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중장년 여성들은 대부분 집안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최저임금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 최저임금법이 개악되어서는 안 됩니다.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을 포함한 한국노총 노동존중 헌법개정안이 이번 국회 개헌과정에서 반드시 실현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성평등 개헌 요구는 그동안 한국사회의 구조화된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기회로 고용, 임금, 노동, 복지 등 각 분야에서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요구>
- 정부는 미투운동으로 나타난 성폭력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
- 정부는 ILO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에 직장 내 성희롱 관련 협약이 제정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 정부는 남녀의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남녀임금격차를 해결하라.
- 국회는 여성의 더 나은 삶과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위한 헌법을 개정하라
- 최저임금은 저임금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이며 정의다. 최저임금 개악시도를 반대한다.
2018년 3월 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