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부질없는 욕심을 버려라 박근혜가 탄핵되면 곧바로 대선이다. 시민들은 14주째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지만 여야 보수정당들은 기득권을 연장시킬 대선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지금까지도 국회에서 뭐 하나라도 박근혜표 정책을 청산하거나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개혁입법을 통과시켰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사드, 국정교과서,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비정규직사용 제한, 최저임금 1만원, 결선투표제,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 확대, 개헌 등 모든 것이 대선국면에서 실종되고 있다. 오는 7일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을 결정한다. 민주노총은 100만 민중경선을 통한 노동자·민중의 대선후보와 선거연합정당을 건설하자고 한다. 촛불과 노동자·민중진영이 ‘죽 쒀서 보수야당에 넘겨주는’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독자 정치세력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노동자·민중은 민주노동당 파산이라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노동자·민중이 민주노동당을 떠난 것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을 주도했던 정치그룹들에 의해 파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정치그룹들이 노동자·민중 앞에서 자기를 비판하고 반성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냥 유야무야 시간만 흘렀고 상처도 그대로이니 통합정당론도 식상하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이제 통합정당 타령을 멈추고 진보좌파정당들과의 연대와 연합의 정치로 노동자·민중 앞에서 어떻게 책임 있게 설 것인가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노동자대중에 대한 과거와 같은 정치적 권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온갖 노동악법으로 노동자들의 손발이 꽁꽁 묶여 있고, 노동자·민중은 민주노동당 파산이후 5개 정당(정의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노동당 사회변혁노동자당)과 소수 정치그룹 그리고 무소속으로 분산되어 있다. 이제 이들 간의 차이도 하나의 정당으로 합치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 각 진보좌파정당들은 복지, 환경, 통일, 노동, 혁명 등 각자의 관심 전문분야에 충실하여 정치역량을 키워나가되 끊임없이 연대와 연합의 정치를 모색해야 한다. 우리가 통합정당을 만들려는 그 노력을 결선투표제,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제 확대 등의 선거법 개정과 의원내각제 개헌에 투자하는 것이 노동자·민중의 다양하고 독자적인 정치발전을 더 앞당길 것이다. 설사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통합정당을 과반으로 결정했다고 해서 통합정당이 건설되지는 않는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70만 명이라고 하지만 진보진영의 대선후보에 표를 주는 조합원은 1/3도 되지 않는다는 현실은 우리에게 선거법 개정과 조합원의 정치의식 향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지 않으면 무엇을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분란만 키우는 통합정당안을 폐기하고, 임박한 대선에서 100만 민중경선을 통해 촛불혁명을 이어갈 노동자·민중의 대선후보 만들기에 전념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