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빠지고 이동걸 나서라!
HMM해원연합노동조합 동지들이 찬성 97.3%의 압도적인 지지로 파업을 결의했다.
정부 주도로 재정을 투입하고도, 일자리 창출은 커녕, 기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포기하는 지경이다. 사측도 채권단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실질적 권한자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결자해지 하라.
HMM해원연합노동조합 동지들이 12월 26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재적 369명, 찬성 324표로써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수년간 지속된 열악한 처우, 비전을 제시 못하는 배재훈 사장에 대한 실망으로 현장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표현이다. 망망대해를 오가며 열심히 일한 결과가 절망이라면 항해를 멈춰 희망을 찾겠다는 뜻이다.
사상 유례없는 원양 컨테이너선의 멈춤으로 수출대란이 임박하기까지는 정부 또한 책임이 크다.
정부는 양대 원양 국적선사 중 하나를 잃고 나서야 남은 하나를 살리기 위해 때늦은 재정 투입에 나섰다. 첫 성과물인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참석해 선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뒷줄에 선 알헤시라스호 선원들의 절반은 외국인이었다. 그 어느 국가가 국민혈세를 외국인 일자리에 쓰는가. 정부는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기존 HMM 선원들의 처우가 악화되어 이탈하는데 방관하고 있다.
경영난 속 HMM해원연합노조 동지들은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도 회사 살리기에 동참해 고통분담을 했다. 그러나 5년 만에 이룬 결실에는 노동자가 함께 할 수 없는 것인가. 빚 줄 때는 부처님이더니, 받을 때는 염라대왕이 따로 없다.
정부는 무너진 해운을 재건한다는데 해운 현장 최일선의 선원들은 왜 파업을 준비하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선원이 일손을 놓아 벌어지는 해운물류대란을 채권단과 정부는 정녕 보려하는 것인가?
노조와 채권단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국적선사 대표라면 차라리 물러나라. 뒤에서 팔짱 낀 채권단이 전면에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라.
2020.12.29.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운수물류노동조합총연합회,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