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에 대한 입장

최근 택배노동자의 과로로 인한 죽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는 이 대책에서 택배업무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포함하여 과로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대책을 내놓았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대책은 택배기사가 장시간·고강도의 열악한 작업조건에 놓여있고, 특고종사자에 해당되어 사회안전망으로부터도 보호되지 못하고 있으며, 불공정 관행과 부족한 인프라(택배 가격)등으로 인한 과로 원인을 파악하고도 있음에도 이번 대책이 실질적이고 신속하게 택배 노동자를 과로로부터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드러내고 있다.

택배 노동자의 1일 최대 작업시간을 정하도록 하여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고자 하였으나 택배회사별로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경우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으며, 심야 배송제한 권고, 주5일제 근무 확산 유도 등의 모호한 대책으로 실효성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현재 지속적으로 택배노동자의 과로 노동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막을 수 있는 실효적인 대책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며, 더불어 과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분류 작업에 대해서도 분류작업 인력의 즉각적인 투입 등 명확한 개선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택배노동자의 과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택배노동자의 고용형태와 관련하여 특고노동자의 근로기준법이 미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택배노동자의 고용형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택배노동자의 과로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으므로 생명·안전업무를 비롯하여 필수 유지 업무에 대한 정규직화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 할 것이다.

택배 노동자를 포함한 특고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 문제도 전속성 문제, 적용제외 신청제도 등으로 실질적으로 특고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율이 저조하여 대부분의 특고노동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산업재해로부터 특고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속성 폐지를 전제 조건으로 산재보험료의 100% 사업주 부담 등 일한 만큼 특고노동자를 산재보험으로 보호할 수 있는 특수고용 노동형태를 고려한 특고노동자를 위한 산재보험 제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택배 노동자의 과로로 인한 죽음은 우리 사회가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자를 방치하여온 아픈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과로로 인한 택배 노동자의 죽음이 사라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 사회가 택배 노동자 뿐만 아니라 모든 일하는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할 수 있는 책임있는 사회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2020년 11월 1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