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에 대한 한국노총 논평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고인에게 무궁화장 훈장을 추서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 전태일 열사가 살아 있다면 그가 바라는 것은 훈장보다도 여전히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노동자들의 조금 더 나은 삶일 것이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전태일 정신이다.

전태일이 마음 아파했고 그가 함께 하려했던 청계천 평화시장 시다들은 2020년 대한민국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열사가 외쳤던 '근로기준법 준수'의 사각지대에 있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재 사고 국가 중 한 곳이다.

전태일 열사는 1969년 12월 19일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저희들은 근로기준법의 혜택을 조금도 못 받으며 2만명 넘는 종업원의 90% 이상이 평균 연령 18세 여성입니다. 2만여명 중 40%를 차지하는 시다공들은 평균연령 15세의 어린이들로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이들은 회복할 수 없는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인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전부가 다 영세민의 자녀들로서 굶주림과 어려운 현실을 이기려고 하루에 90원 내지 100원의 급료를 받으며 하루 16시간의 작업을 합니다. 사회는 이 착하고 깨끗한 동심에게 너무나 모질고 메마른 면만을 보입니다.”

오늘 정부의 노동정책이 훈장 추서에 멈추지 않고 열사의 정신이 실현되는 노동존중 대한민국으로 까지 나아가길 바란다.

2020년 11월 1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